유튜브 뮤직 제재에 분노하는 사람들

2024. 10. 2. 01:28기업 이야기/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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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블로그의 단골 주인공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또 다른 플랫폼 제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좀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정위 답지 않은 합리적인 제재와, 국민 답지 않은 제재 반발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공정위는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해당 이슈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터라 많은 분들이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다시 한번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유튜브 프리미엄 + 유튜브 뮤직' 14,900원 요금제와 '유튜브 뮤직' 11,990원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문제는 프리미엄만을 이용할 수 없고, 프리미엄을 쓰기 위해서는 강제적으로 뮤직이 포함되어 있는 비싼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유튜브의 질 낮은 광고에 많은 이용자들이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함께 뮤직 서비스가 따라오면서 별도의 음악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이 때문에 유튜브 뮤직 이용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국내 음악 플랫폼을 비롯한 경쟁 서비스는 직격탄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끼워팔기'에 해당합니다. 유튜브라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자사의 다른 서비스를 쓰도록 강제하여 경쟁을 저해한 행위로써 명백한 제재 대상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도 간단합니다. 기존의 프리미엄+뮤직, 뮤직 요금제에 더하여 프리미엄 단독 요금제를 출시하면 될 일입니다. 뮤직 서비스 없이 프리미엄만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쓸 수 있기에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궁극적으로 후생을 증대시키는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늘 국내 플랫폼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제재만 남발하던 공정위답지 않게 이번 일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국내 플랫폼 때리기에 침묵하던 국민들이 해외 기업 규제에 적극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쟁점을 더욱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제 유튜브 뮤직을 쓸 수 없는가?

 

많은 이들이 이번 공정위의 제재로 더 이상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에 공정위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앞서 살펴봤듯 새로운 요금제 출시에 관한 것으로 유튜브 뮤직 금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정부와 국내 플랫폼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허수아비 때리기의 오류에 불과합니다.

 

 

소비자 후생이 저해될 것인가?

 

우리는 공정위가 법적인 제재라는 이름하에 소비자 후생을 저하시키거나 삭제시키는 행보를 많이 보여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콜 골라잡기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빠르고 편리한 택시를 만든 AI 알고리즘을 적용했다는 이유로 카카오 T에게 271억의 과징금을 때렸고, 타 플랫폼과 달리 이용권 중도해지를 지원하여 소비자 선택권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멜론 9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여한 것 등 국내 플랫폼에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제재를 가해왔었죠.

 

그러나 이번 유튜브 뮤직 제재는 이와 달라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기에 소비자 후생은 증대될 것입니다.

 

물론 유튜브가 이에 반발하여 요금을 더욱 올려버린다면 문제겠지만, 그건 유튜브의 도덕적 이슈인 것이지 공정위의 잘못은 아니죠.

 

 

갈라파고스인가?

 

제일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 이번 이슈가 한국의 갈라파고스화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다른 산업에 있어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플랫폼에서만큼은 절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 갈라파고스입니다.

 

해외 플랫폼에서 일어난 문제로 만든 규제법은 국내 플랫폼에만 적용되고, 뉴스/알고리즘/검색/AI/수수료 등에 관한 모든 규제의 칼끝은 국내 플랫폼에만 향해있으며, 국내 플랫폼 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하기만 하면 엄청난 비난에 몇 백억 대 과징금에 국정감사에 구속까지 시키는 형국에서 도대체 무엇이 국내 기업에게 우호적이란 말입니까?

 

특히 카카오를 향한 전방위적인 공격으로 얼마 전에도 억울하게 멜론이 과징금을 맞고 창업자까지 구속된 것을 벌써 잊었단 말입니까?

 

 

기울어진 운동장인가?

 

이번 건은 해외 기업에 대한 제재지만 대부분 규제를 받는 것은 국내 기업입니다. 국내 플랫폼에 대한 제재 이유는 조금만 들여다봐도 황당할 뿐이지만, 해외 플랫폼의 명백한 불법 행위는 보통 제재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문제가 있죠. 앱스토어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못하는 법이 있음에도 구글과 애플은 인앱결제를 버젓이 강행하였고, 결국 대부분의 콘텐츠 가격을 상승시켰습니다. 멜론을 포함해서요.

 

구글은 인앱결제를 강제하여 멜론 이용료를 상승시키고, 자사의 유튜브 뮤직은 끼워팔기를 통해 건강한 경쟁과 소비자 후생을 저하시켰습니다. 그러나 인앱결제 제재는 여전히 지지부진합니다.

 

 

국내 기업이 잘 되면 안 되는가?

 

근본적인 의문입니다. 국내 플랫폼이든 해외 플랫폼이든 경쟁력 있고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사용하면 될 일입니다. 물론 건강한 경쟁 속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겁니다.

 

그러나 무조건 해외 플랫폼이 좋고, 국내 플랫폼이 잘되는 것을 기필코 저지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국내 플랫폼 기업에게는 외화도 많이 벌어오지 못하는 내수 기업이라며 비판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해외 플랫폼 기업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도 해외로 빼돌려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습니다. 반면 국내 플랫폼 기업은 해외 매출이 작더라도 한국에 납부하는 세금액수는 해외 플랫폼 기업보다 훨씬 많습니다. 한국인에게 잘 맞는 서비스는 물론 데이터 주권을 지킴과 더불어 한화 유출을 막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 굳이 인위적으로 배척할 필요가 있을까요?

 

 

0원 요금제는 왜 없는가?

 

다시 유튜브 뮤직 이야기로 돌아와서, 해외에는 다 있지만 국내에만 없는 것이 있습니다. 유튜브 뮤직의 광고 기반 0원 요금제입니다. 가족 요금제도 없습니다. 이것도 개인적으로 정말 아쉽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작권협회 등과의 의견 조율에 실패하여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작권자에게 합당한 대가가 지불됨과 동시에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키는 광고 기반 0원 요금제와 가족 요금제도 함께 선택가능하면 좋겠습니다. 국내 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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