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나 3일동안 사용한 후기

2025. 5. 11. 21:30IT 이야기/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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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if(kakao)에 처음 소개되었던 카카오의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2024.10.22 - [IT 이야기/카카오] - 극한의 실용성, 카카오의 새로운 AI 서비스 '카나나' [이프카카오 간단 후기]

 

극한의 실용성, 카카오의 새로운 AI 서비스 '카나나' [이프카카오 간단 후기]

오늘 이프카카오에서 카카오의 새로운 AI '카나나'가 공개되었습니다.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결론적으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카나나는 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가장 실용적으로

tommyt.tistory.com

 
5월 8일, 선착순 CBT 오픈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설치하여 사용해 보았습니다. 오전 10시 50분쯤 가입했으니 1호 사용자까지는 아니라도 제법 빠르게 가입한 사람 중 하나였을 겁니다.(후후)
 
아직까지 깊게 활용해본 것은 아니지만 사흘 조금 넘게 사용해 보고 느낀 점을 간단하게 남겨보고자 합니다.
 


 
가입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과 함께 할 '나나'를 고르는 것입니다. 이프카카오 당시에는 파란색의 나나밖에 없었는데 분홍색의 나나도 새롭게 추가되어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 보니 블루 나나와 핑크 나나는 각각 앙몬드와 스카피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 같네요. 아무튼 귀엽습니다

 

 
 
가입 완료 후 볼 수 있는 홈화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좋다고 느낀 점

 
ChatGPT도 자주 사용하는 입장에서, 카나나가 가지는 차별점은 분명히 있다고 보입니다. 기계적이고 딱딱한 느낌의 ChatGPT랑 다르게 카나나는 더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소통을 이어가는 느낌입니다. 
 
답변의 퀄리티는 타 AI 서비스와 비교해서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식당이나 카페 등 특정 장소나 이동 코스 추천 등을 요청하면 카카오맵의 방문자후기와 장소상세정보가 연동되어 제법 자세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카카오 플랫폼과의 긴밀한 연동은 카나나가 가질 수 있는 큰 강점이 될 것 같습니다.

 
 
 
 
답변의 스타일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어떻게 카나나를 활용할지에 따라 대화 지침을 커스텀할 수 있는 것이죠. 선택지에 원하는 스타일이 없어도 직접 입력하여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거 말고도 전문적이고 멋있는 스타일의 대화 지침도 선택할 수 있어요

 
 
 
카나나의 가장 핵심은 역시 1:1 및 그룹채팅방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죠. 이때는 (빠냐를 닮은) '카나'가 답변을 해줍니다. 조별과제할 때 아주 유용할 것 같네요.

 
 
답변 결과도 그렇고 앱 전체의 사용자 경험에서도 단순한 AI 도구나 메신저가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AI 메이트'라는 방향이 잘 드러납니다. 각 프로필에는 그 사람이 키우는(?) 나나도 함께 나타납니다.

 
 
카나와 나나라는 귀여운 캐릭터를 이용하여 AI를 친근하고 가깝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역시 카카오답다고 느껴집니다. 캐릭터를 활용한 친숙한 경험과 메신저 형태의 서비스는 카카오가 가장 잘 하는 것이죠.


 

아쉽다고 느낀 점

 
AI 메이트의 답변에서 카카오에 대한 정보가 부정확합니다. 카나나의 대화 지침 설정에 대해 물어봐도 관련 정보가 아예 없고, 니니즈 캐릭터 종류를 물어봤는데 펭수도 니니즈라고 합니다. 굳이 카카오 고객센터를 찾지 않을 수 있도록 카카오 관련 데이터의 학습이 필요해 보입니다.
 
카나는 꼭 멘션하지 않아도 답을 주기도 하는데 그 센스가 부족합니다. 톡방에서 대화중인데 계속 카나가 끼어들어 난감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특히 카톡에서 하듯이 긴 메시지를 나눠서 보낼 때 카나가 불쑥불쑥 등장해 하나하나 답변을 주는 것도 조금 불편합니다. 카나의 개입을 조금 더 보수적으로 잡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카나가 답변을 준비할 때 옆에 +1이 뜨기는 하지만 다른 효과가 없다 보니 답변이 오기 전까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뉴스를 검색하는 기능도 아직 부족해보입니다. 특히 최신 뉴스는 잘 긁어오지 못하고, 출처로 제시하는 링크도 그냥 대표 도메인만 보여주다 보니 해당 기사로 직접 이동되지는 않습니다.
 
PC나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웹버전의 공개를 기대했는데 아직은 스마트폰앱밖에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이용하기는 쉽지 않죠.
이미지 생성과 음성 기능은 없다는 점도 아쉽네요.
 
또한 메신저로서의 기능은 매우 빈약합니다. 특정 메시지에 답장하려면 스와이프 대신 메시지를 꾹 눌러야 합니다. 이모티콘도 없고 메시지 검색도 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생성형 AI 서비스는 쓰는 사람만 쓰는, 즉 'AI 격차'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이와 달리, 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발된 카나나는 가장 대중적이고 편한 AI 서비스가 되어 전국민의 AI 활용 일상화를 이끌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카카오톡과 별도로 나왔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을 모을지 장담이 어렵기는 합니다. 어떤 채팅방을 만들 때 카카오톡 일반채팅, 비밀채팅, 팀채팅, 오픈채팅 등을 선택지로 고민하는 것처럼 많은 이들에게 카나나도 하나의 선택지로 충분히 인식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룹대화방이 핵심 기능인 카나나를 혼자만 이용한다면 이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한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왜 카카오톡에 AI를 적용한 것이 아니라 별도의 서비스로 내놓았나'를 궁금해하실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직접 카나나를 사용해보니 이러한 카카오의 결정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카나나는 가장 큰 지향점은 나를 이해하는 친구 또는 비서같은 'AI 메이트'를 늘 곁에 두는 것, 그리고 단체로 동시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서비스의 뿌리는 메신저가 아닌 AI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봐야 합니다. 카나나를 메신저 서비스로 기대했다면 빈약한 기능에 실망할 것이고, AI 서비스로 기대했다면 풍부한 활용성에 감탄할 것입니다.

 

만약 전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 카나나처럼 서비스 전체에 AI 메이트 컨셉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면 그것 나름대로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카카오톡과 카나나는 애초에 지향점이 다른 것이죠.

 

그러나 카나나가 메신저 기능을 더욱 발전시키고, 카카오톡이 AI 기능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결국 두 서비스의 차이점이 모호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간편결제로 시작한 카카오페이와 모바일은행으로 시작한 카카오뱅크가 똑같이 종합금융플랫폼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서로 겹치는 영역이 많아진 것처럼 말이죠. 카카오가 앞으로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한편 카나나를 통해 AI를 활용한 협업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드는데, 카나나는 기본적으로 업무를 위한 서비스는 아닙니다. 이에 카나나처럼 채팅방에 AI 에이전트 '워키'가 도입될 카카오워크 2.0이 더욱 기다려집니다. (사실 카카오워크에는 원래 '캐스퍼'라는 AI 어시스턴트가 있었으나 종료되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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