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카카오를 잘 모른다

2022. 11. 12. 22:52기업 이야기/카카오

반응형

여러분은 카카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혁신 기업? 친근한 기업?

혹은 문어발 기업? 독과점 기업?



전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한 카카오는 최근 여러 이슈를 겪고 있습니다.

 

갑자기 불거진 문어발 골목상권 논란 때문에 창업자가 국감장에 3번 연속 불려 나가는 유례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으며 스톡옵션, 데이터센터 등의 이슈로 대표이사도 수차례 교체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여론도 ‘카카오는 나쁜 기업’으로 굳어지는 듯 보입니다.

 


이쯤에서 제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1등 기업보다는 2등 기업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삼성보다는 LG를 더 응원했고, 네이버보다는 다음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제가 다음을 좋아하게 된 건 2012년쯤, 그러니까 초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제가 처음 컴퓨터를 다루게 되며 포털사이트에도 가입을 했었죠. 처음에는 저도 네이버를 더 많이 사용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남들이 다 네이버를 사용하니 나는 다음을 써야지’하는 이상한 심리(?)가 발동합니다. 그 뒤부터 다음을 애용하며 자연스레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팬이 되었죠.

 

한편, 출시 후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카카오톡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1위 서비스기도 했고 다음의 마이피플과 경쟁하는 서비스기도 했죠.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발표되었을 때 그다지 기쁘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지 않나 싶네요.

 

이때까지만 해도 카카오를 싫어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그런 기업이었죠. 그러나 다음카카오 출범 이후 제가 좋아하던 다음의 수많은 서비스들이 사라지고 모바일, O2O의 카카오 위주로 서비스가 운영되는 것을 보며 카카오를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삭제했지만 제가 당시에 블로그에 올렸던 “이 회사 몇 년 안에 망할게 뻔하다”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군요 ㅎㅎ

 

카카오가 돈에 눈이 멀어 돈 안 되는 다음 서비스는 다 없애고 오로지 수익이 날 것 같은 서비스만 출시한다고 느껴졌습니다. 다음이라는 브랜드를 지우고 오로지 카카오라는 이름에 집착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다음 tv팟과 카카오TV의 통합과정은 가희 충격적이었죠.

 

2018년 새로운 대표가 취임하면서 다음 연쇄살인은 어느 정도 멈췄고, 저도 네이버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과 카카오의 서비스를 사용하다 보니 카카오에 대한 분노도 점차 누그러뜨려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했다’는 믿음을 버리고,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다음을 망가뜨린 카카오를 용서(?)하고 오롯이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죠.

 

그리고 지금은, 카카오 덕후(?)가 되었습니다. ‘카카오’라는 기업 그 자체를 덕질하는 팬이 된 것이죠. 어떤 부분에서는 카카오 직원보다 더 카카오를 좋아하고, 잘 알고 있을 것 같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연예인이나 캐릭터를 덕질하는 이들은 많지만 저처럼 기업을 덕질하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습니다. IT 분야에서 애플, 삼성처럼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을 좋아하는 팬들은 있고 그들이 좋아하는 범위는 보통 그 기업의 제품에 한정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카카오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을, 그것도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서 그 기업의 행보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제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쩌면 하드웨어 혁신에 비해 소프트웨어 혁신이 크게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뜬금없이 제가 카카오를 좋아하게 된 이유를 왜 설명했을까요?

 

지금은 카카오라는 기업을 무척 좋아하는 저도 한때는 싫어한 적도 있었다는 겁니다.

 

그때는 ‘카카오는 돈만 밝히는 기업’이라고 생각했었죠. 그러나 계속해서 카카오의 서비스와 행보에 대해 알아보고, 비전과 문화, 성장과정 등을 탐구해보며 카카오의 생각과 진심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카카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선한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돈만 밝히는 기업이라는 제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느낍니다.

 

카카오를 싫어하다가 카카오의 여러 부분을 알아보며 카카오를 좋아하게 된 경험을 한 제가 생각해봤을 때,

카카오를 욕하는 사람은 카카오를 모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카카오에 대해 잘 모른다면 ‘카카오는 돈만 밝히는 나쁜 기업’, ‘문어발 기업’, ‘골목상권 침해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기 쉬울 것 같습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카카오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 그리고 그동안 보여줬던 행보와 성과, 메시지를 정확히 알게 된다면 위의 비판은 절대 할 수 없을 겁니다. 사실은 그게 아니니까요.

 

그런 면에서 카카오는 친절한 기업이 아닌 것 같습니다. 개발자 문화가 강한 기업이라 그런지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홍보하고 설명하는 모습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예전에는 카카오의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도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아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고, 카카오의 행보에도 이해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직접 일일이 찾아보고 탐구한 과정을 거친 지금에서야 카카오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올렸던 “카카오는 왜 문어발 확장을 했을까?”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때도 카카오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고 나름 제가 ‘카카오 전문가’로서 썼던 글이라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 1년 동안 카카오에 대해 더 깊게 덕질했었고, 1년이 지난 지금의 제 생각이 저 글과는 또 달라진 부분들이 많습니다. 제 글을 다시 읽어보며 ‘아, 저건 아닌데…”하는 부분들이 제법 있더라고요. 그만큼 카카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카카오는 왜 문어발 확장을 했을까?

카카오, 또 뭐해? 2017년쯤, 카카오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면서 밀었던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예전 카카오 광고를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수도 있어요. 카카오, 또 뭐해? 궁금하셨어요? 카카오가

tommyt.tistory.com

 

제가 카카오를 잘 모르던 시절에 했던 비판과 같은 내용으로, 현재 많은 국민들이 카카오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여전히 사람들은 카카오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카카오를 계속 규제하려고만 하고, 어떠한 행보를 하든 다 잘못되었다고만 말한다면 우리 사회에 크나큰 피해만 끼칠 뿐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카카오에 대해 정확히 파악해야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생산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카카오가 왜 좋은 기업인데?”라는 질문에는 제가 아직 답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카카오가 어떤 기업인지 알고 싶으시다면 일단 카카오 공식 브런치, 파트너스위드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카카오 ESG 보고서를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자료들이 제가 카카오를 판단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블로그를 통해 카카오와 관련된 내용을 종종 다뤄드리겠습니다. 카카오 직원도 아니고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아니라 우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가 아는 분야에 대해서는 잘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아마 다음에는 이프카카오 2022 요약 콘텐츠로 찾아뵐 것 같습니다. (귀찮아서 안 할 수도 있어요 ㅎㅎ)

 

제가 카카오 관련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추천해주세요!

 

 

반응형